"커버드콜은 본주보다 무조건 손해"라는 주장이 금융공학적으로 완전히 틀린 이유
커버드콜은 호구?
최근 유튜브나 각종 투자 커뮤니티를 보면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커버드콜(Covered Call) ETF는 절대 사지 마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그들의 논리는 단순하고 명쾌해 보인다.
"주식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 그런데 커버드콜은 상승분을 포기하고 푼돈(프리미엄)을 챙기는 구조다. 복리의 마법을 스스로 걷어차는 짓이니, 그냥 본주(Underlying Asset)를 들고 있는 것이 무조건 이득이다."
언뜻 들으면 그럴싸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주장은 금융공학적으로, 그리고 통계적으로 명백한 오류이며 '반쪽짜리 진실'에 불과하다.
이 글에서는 왜 "커버드콜은 무조건 손해"라는 명제가 틀렸는지, 감정이 아닌 금융공학 이론(Financial Engineering)과 데이터를 통해 철저히 검증해 보고자 한다.
1. 사후 확증 편향(Hindsight Bias)의 함정
전문가들이 커버드콜을 비판할 때 가져오는 데이터는 대부분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이어진 미국의 역사적인 대세 상승장(Bull Market)의 결과물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가가 쉼 없이 오르는 장세에서는 콜옵션 매도 포지션이 수익을 제한하므로 본주 수익률을 따라갈 수 없다. 그들은 이 과거의 데이터를 가지고 "봐라, 커버드콜 수익률이 더 낮지 않느냐"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인 '사후 확증 편향(Hindsight Bias)'이다. 투자의 본질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베팅하는 것이다. 이미 지나간 차트를 보고 "이때 샀어야지"라고 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만약 시계를 2000년으로 돌려보자. 닷컴 버블이 붕괴되고 나스닥(QQQ) 지수가 전고점을 회복하는 데는 무려 14년이 걸렸다.
본주 보유자: 14년 동안 원금 회복만을 기다리며 고통받았다. 수익률은 0%거나 마이너스였다.
커버드콜 투자자: 주가는 오르지 못했지만, 14년간 매달 옵션 프리미엄을 수취했다. 횡보장과 하락장에서 쌓인 현금흐름(Cash Flow) 덕분에 본주 보유자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뒀다.
미래가 '제2의 2010년'일지, '제2의 2000년'일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Stochastic Process)에서, 특정 전략이 다른 전략보다 "무조건 나쁘다"라고 단정 짓는 것은 지적 오만이다.
2. 금융공학적 증명: 풋-콜 패리티 (Put-Call Parity)
금융공학의 기초 등식인 '풋-콜 패리티(Put-Call Parity)'를 통해 커버드콜의 본질을 뜯어보면, 무용론자들의 주장이 얼마나 빈약한지 알 수 있다.
공식은 다음과 같다.
𝑆−𝐶=−𝑃+𝐵
(S: 주식 매수, C: 콜옵션 매도, P: 풋옵션 매수, B: 채권/현금)
이 식을 커버드콜 관점에서 해석하면 "주식을 매수하고 콜옵션을 매도한 포지션(커버드콜)"은 "현금을 담보로 풋옵션을 매도한 포지션(Short Put)"과 수학적으로 동일한 수익 구조를 가진다는 뜻이 된다.
'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풋옵션 매도 포지션을 매우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코카콜라와 같은 우량주가 저평가되었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풋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챙긴다.
만약 "상방이 막혀있으니 커버드콜은 쓰레기다"라는 논리가 성립하려면, "워렌 버핏의 풋옵션 매도 전략도 쓰레기다"라는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
커버드콜과 본주 투자는 우열의 관계가 아니다.
본주 투자: 델타(Delta) 1의 공격수.
커버드콜: 델타 1 미만의 수비수이자 현금 창출자.
서로 다른 성격의 자산군(Asset Class)을 두고, 수익률이라는 단 하나의 잣대(그것도 상승장에서의)로 평가절하하는 것은 금융공학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3. 변동성 위험 프리미엄 (Volatility Risk Premium)
그들은 옵션 프리미엄을 '푼돈' 취급하지만, 금융공학에서 이 프리미엄은 '변동성 위험 프리미엄(VRP)'이라는 확실한 통계적 우위를 가진다.
시장은 공포를 먹고산다. 따라서 옵션의 가격인 내재변동성(IV, Implied Volatility)은 실제 주가의 움직임인 실현변동성(RV, Realized Volatility)보다 항상 비싸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폭락이 두려워 실제 확률보다 더 비싼 값을 주고 보험(풋옵션)을 사기 때문이다.
커버드콜은 이 비싼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수취하는 '보험사(Insurer)'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다.
주가 대박(Capital Gain)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통계적으로 입증된 '확률적 우위(Premium)'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금융 행위다. 이를 두고 "손해"라고 하는 것은 보험사가 사고가 안 나서 보험료를 꿀꺽하는 것을 보고 "손해 봤다"고 하는 것과 같다.
4. 위험 조정 수익률 (Sharpe Ratio)의 우위
투자의 성적표는 단순히 '얼마를 벌었냐(Total Return)'가 아니라, '얼마나 마음 편하게 벌었냐(Risk-Adjusted Return)'로 매겨져야 한다. 이를 수치화한 것이 샤프 지수(Sharpe Ratio)다.
많은 백테스트 논문들이 입증하듯, 장기적으로 커버드콜 전략은 본주 보유 전략보다 샤프 지수가 높거나 대등한 경우가 많다.
본주 몰빵: 상승장에서 크게 먹지만, 하락장에서 -50%를 온몸으로 맞는다. 투자자는 공포에 질려 바닥에서 매도할 위험(Behavioral Risk)이 크다.
커버드콜: 상승분은 제한되지만, 하락장에서 프리미엄이 쿠션 역할을 해준다. 변동성(표준편차)이 획기적으로 낮아져, 투자자가 시장을 떠나지 않고 장기 투자를 지속할 수 있게 돕는다.
수익률의 고점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라고 비난하는 것은, 안정성과 현금흐름(Cash Flow)이라는 가치를 0으로 산정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결론: '무조건'은 없다
"커버드콜은 본주보다 무조건 손해다"라는 주장은 "앞으로 주식 시장은 지난 10년처럼 미친 듯이 오르기만 할 것이다"라는 위험한 예언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모른다.
앞으로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지루한 횡보장이 올 수도 있고, 완만한 하락장이 지속될 수도 있다. 그런 시기가 온다면 커버드콜은 본주 투자자들을 비웃으며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다.
금융 시장에 '무조건(Unconditionally)'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확신한다면 본주를 사라.
당신이 은퇴자여서 당장의 현금흐름이 필요하거나, 시장이 지지부진할 것이라 예상한다면 커버드콜은 최고의 무기가 된다.
현명한 투자자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떠먹여 주는 자극적인 주장에 휘둘리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상황과 시장관(View)에 맞춰 적절한 도구(Tool)를 선택할 뿐이다. 커버드콜은 그 도구 중에서도 매우 정교하고, 역사적으로 검증된 훌륭한 도구임이 분명하다.